이곳에서의 4개월 훈련을 마치고 네덜란드의 컨퍼런스 센터에서 2주간의 오엠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선교사로 부터 짧은 메세지가 남겨졌다.
그래도 요즘은 참 좋은 세상이다. 이메일이고 그리고 짦은 페이스북을 통해 간간히 남겨지는 소통을 통해서 우리가 아직도 연결이 되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내가 20년전에 오엠에 조인할때는 국제전화가 유일한 소통의 방법이고.....그리고 우편이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요즘처럼 통신의 혁명이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어제는 급하게 아무 생각없이 댓글을 달아놓았는데.......
그 밑에 제자하나가 그 밑에 댓글을 달아 놓았다. 일종의 항의성 글인것 같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을때 가장 막내였던 빛나였기에.......경상도 아가씨의 특유의 어감이 나를 늘 미소짓게 만들곤 하였는데.....
벌써 일주일이 넘게 생활을 하면서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빛나 선교사의 글이다.
" 목사님 ~여기 네덜란드 죙일 비와서 잼 없습니다,,
사실 백인들 겁나 많아서 적응도 잘 안되구요..ㅠㅠ계속 빵쪼가리 주고요
ICI가 천국이라고 또 말하게 되네요.ㅋㅋ
목사님 ~많이 보고싶어요~"
나는 그 밑에다 댓글을 달아 놓앗다.
" ㅎㅎㅎ 그 빵조가리에 고추장 발라 먹으면서 견뎌라......
토마토 소스라고 하면서 ㅎㅎㅎ"
사실 빛나 선교사의 짧은 글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말하는 그 어감을 고스한히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20년전 처음으로 네달란드 De Bron Conference 센터에서 2주간의 수련회를 할때 나도 매일 나오는 서양식 음식에 매일 먹는 빵이 정말로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빛나의 그 말이 불현듯 나를 20년 전으로 데려다 놓은 것이었다.
긴 줄을 서면, 정말 전 세계에서 온 유럽의 선교사들이 줄을 서서 말을 걸고........
누군가 미소를 짓고 말을 거는게 왜 그렇게 부담스럽고 어려웠던지.......그래서 사람들이 다 먹고 나갈 무렵 일부러 늦게 식당으로 가서.....사람들이 많이 앉지 않은 구석진 자리를 찾아서 혼자서 ...그래도 같은 한국 선교사들을 만나면 안심을 하고 식사를 하던 그 시간들이 불현듯 떠 올랐던 것이다.
매일 먹는 빵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는데 누군가 꼬불쳐 놓은 고추창을 무슨 보물단지 모양으로 남이 볼세라 빵에다 발라 먹으면서 향수를 달래던 1989년 8월의 데브론 수련회를 나는 잊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속으로 밥먹을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밥먹을때만은 영어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자 구석진 곳을 찾아서 식사를 하던 생각이 난다.
빛나가 목사님 여기 백인들이 겁나게 많아서 적응도 안된다는 말이 나는 100% 감으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세계 선교를 한국에서야 목이 터져라 이야기하고 하나님이 한국의 젊은이들을 놀랍게 쓰실 것입니다" 라고 큰 소리 빵빵치고 천장이 떠나갈듯 통성소리를 해 댔던 우리지만...막상 정말 전세계의 사람들이 메이저 그룹으로 모여 있는 선교현장에 우리가 있을때 우리가 왜 이렇게 왜소해 보이고 그리고 소외감을 느끼는지........
빛나의 " 잼 하나 없어요 " 뒤에 숨겨 있는 일종의 두려움, 영어에 대한 컴플렉스, 매저리티 그룹이 아닌 마이너리티 그룹으로서의 한국인 선교사, 비영어권 선교사가 느끼는 가장 리얼한 느낌인 셈이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를 쓰시겠다 하셔도, 우리는 아직도 넘어야 할 많은 도전과 장애물이 있는 것이다.
한국인 선교사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것중 하나는 음식이다.
서양 음식이 태생적으로 우리에게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웨스턴 푸드에 적증했다고 생각해도.....아무리 몇개의 빵조각을 집어 넣어도 밥과 찌게가 채워주는 포만감과 따뜻한 그 정서감은 빵으로 채울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에.....
빵을 먹는 그 시간들이 우리에게는 배고픔과 허기짐을 느끼게 만든다.
그것은 양의 포만감이 아니라, 우리가 익숙해 있는 엄마의 손길, 고국의 손길, 내가 고국을 떠 나 있다는 외로움의 공백인 것이리라 믿는다.
두번째로 한국인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어려움이다. 현지에서 쓰는 어려움이 아니라, 선교를 주도해온 서구 선교사들의 그 주도권, 그리고 그 역할이 영어를 얼마나 하느냐 하는것에 달려있는 국제선교의 현실 앞에서 이제 막 선교를 시작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는 우리를 주눅들게 만드는 두려움이고 불편함중의 하나인 것이다.
세번째로, 개인주의 가족주의의 차이에서 오는 정서적 갭이 그것이다.
아무리 좋은 서양 선교사들을 우리가 친구로 가져도 마치 친형제 처럼 자매처럼 보살피고 느끼는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늘 우리라는 정서적 공감대속에서 둥지를 틀고 살아야 하는 우리 한국 선교사들에게는 이러한 시간이 호락호락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아닌 것임을 나의 경험을 통해서 생각해 본다.
" 잼 하나 없어요........ 그 하나의 말이......웃음뒤에 짠한 애잔함이 내 가슴속에 뭉클하고 솟구치는 것은 어린, 아니 나의 후배 선교사들이 걸어야 할 그리고 그들이 시작해야할 선교사로서의 여행의 시작의 서두임을 알기에..................
내 미소 뒤에 그들을 향한 나의 동지애적, 그리고 선배로서의 동질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누군가 눈물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고서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 " 그런데 나는 누군가 고추장을 바른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는 선교를 논하지 말라" 고 말하고 싶다.
나와 다름을 경험하는 첫 시간, 나의 익숙한 곳으로부터 떠나는 떠남의 시작, 그 여정의 서두에서 어린 빛나가 남긴 짧은 메세지 속에 묻어나는 것이다.
사랑하는 빛나야 !!!! 고추장 바른 빵도 먹을만 하단다.
한국 선교사는 그 뜨거운 고추장처럼 뜨거운 주님을 향한 열정이 있기에 우리에게 넘어야 할 많은 도전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란다.
네가 고추장을 딸기잼이라고 웃으면서 서양 선교사들에게 웃으면서 건넬 수 있을때 너는 긴 국제선교 속에서의 한국 선교사로사의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란다.
" 빵조가리를 잘 먹을 수 있는것 ...... 그것이 선교의 시작이란다.
겁나게 많은 서양 선교사들 속에서 그 빵조가리를 먹어 주면서 그들을 섬기고 나중에는 리더해야하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 세대에 한국 선교사들에 주신 사명이라면 그 빵조가리도 감사하면서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빛나야.............그 빵조가리.......나도 그렇게 먹어 봤단다.
고추장 발라서 먹은 빵조가리의 맛 그 맛이 어땧는지 다음에 애기해 보자꾸나 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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